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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이 터져도 살아남는 숙소의 5가지 원칙
2026-05-08

숙박업 풍선효과 #2

1편에서 풍선효과의 공식을 정리해보았다.


외부 충격 → 수요 이동 → 독채·펜션 상승 → 저가 대안까지 수혜 → 외부 자본 진입 → 공급 폭증 → 수요 정상화 → 가격 붕괴

이 공식에서 빠지지 않는 단계가 있었다. 공급 폭증. 그리고 여기서 가장 피해를 보신 건 수요 상승기에 고정비를 늘렸던 개인 숙박업주분들이었다.

지금 풍선이 다시 눌리고 있다. 유류할증료 18단계, 방한 외국인 2,000만 명 시대, 서울 호텔 공급 부족. 수요가 다시 밀려올 것이다. 그 사이에 기회가 있다.

문제는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새벽 2시. 한 사장님이 휴대폰 알림에 깬다. 야놀자에서 들어온 예약과 부킹닷컴 예약이 겹쳤다. 한쪽에 사과 전화를 돌린다. 아침엔 어제 올린 광고가 노출 마감될 때까지 클릭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들여다본다. 가격은 옆집이 내렸길래 같이 내렸다. 영문으로 들어온 메시지는 번역기를 돌려서 답한다.

이 하루의 절반은 반드시 사장님이 했어야만 하는 일이 아니었다.

수요가 늘어난다고 이 하루가 더 가벼워질까. 아니다. 더 무거워질 뿐이다. 그래서 지금이 구조를 바꿀 때다.

풍선이 부풀 때 벌고, 터져도 버틸 수 있는 구조. 18년간 현장에서 보고 배운 다섯 가지 원칙을 정리해보았다.

원칙 1. 고정비를 변동비로 바꿔라


진짜 문제는 고정비이다.

한국 호텔업의 인건비는 총매출 대비 29%에 달한다(한국관광공사·호텔앤레스토랑, 2024). 5성급은 36%. 여기에 임차료, 대출 이자, 유지보수비가 더해진다. 매출이 반토막이 나도 이 비용들은 고스란히 우리의 계좌에서 빠져나간다.

고정비와 변동비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풍선 한 귀퉁이가 눌려 수요가 넘칠 때는 차이가 안 느껴진다. 매출이 충분하니까. 차이가 벌어지는 건 풍선이 빠질 때이다.

인력을 무조건 줄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성수기에 추가 인력이 필요하면 계절 인력, 파트타임, 청소 전문 업체를 최대한 활용하는게 좋다. 정규직은 핵심 인력만 유지하되, 풍선이 빠져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소화한다.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도 많다.

온라인 예약관리, 고객 관리, 셀프체크인, 자동 메시지 발송 등. 호스피탈리티 제공이 아닌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일에 사람을 쓰는 건 고정비를 쌓는 것이다.

무조건 최소화하자.

여러 번 강조했지만 이러한 일들에 숙박업주의 에너지를 아끼면 진짜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입소문이 나게 하는 호스피탈리티 제공에 에너지를 더 쓸 수 있다.

지금 수요가 높아 예약이 늘어날 때, 무턱대고 고정비를 늘릴 게 아니라 기술과 외부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해 지금의 수요를 견딜 수 있는 변동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수요가 없을 땐 이런 고민도 사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이다.

원칙 2. 투자는 "터질 때" 기준으로 계산하라

2020~2021년, 풍선이 가장 크게 부풀어 있을 때 투자 결정을 내린 사장님들이 있었다. 독채 증축, 풀빌라 신축, 대규모 리노베이션. 당시의 객실단가와 가동률을 기준으로 투자 회수 기간을 3년으로 잡았다.

풍선이 터졌다. 가동률이 반으로 떨어졌다. 투자 회수 기간은 3년이 아니라 10년이 됐다. 그 10년을 버틸 현금흐름이 없었다.

원칙은 간단하다. 투자 회수 계산은 지금의 매출이 아니라 "풍선이 터진 뒤의 매출"로 해야 한다.

지금 주말 가동률이 95%고 ADR이 30만 원이라면, 그 수치로 투자를 계산하면 안 된다. 대외 변수로 인한 수요증가로 기인한 예약폭증은 영원할 수 없다. "가동률 60%, ADR 20만 원에서도 감당 가능한가?" 그 질문에 "예"가 나와야 투자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호황에 착공하면 불황에 준공한다." 숙박업도 다르지 않다. 지금 착공한 풀빌라는 2~3년 뒤에 완공된다. 그때 풍선이 어디에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증축이 필요하다면, 한 가지 질문만 던져라.

"풍선이 터진 뒤에도 회수할 수 있는 투자인가?"

"예"라는 답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면, 한발 물러서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원칙 3. 채널을 분산하라

풍선이 부풀어 있을 때는 한두 채널에만 등록해 놓아도 예약이 꽉 찬다.

특정 OTA 하나에 올려두면 관리도 편하고, 그 채널의 프로모션 덕에 예약이 잘 들어온다. 벌리는 돈이 많으니 물 들어올때 노 저으랬다고 몇백만원짜리 광고도 질러본다. 예약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풍선이 빠지면 그 채널의 의존도가 칼날이 되어 우리를 겨눈다.

하나의 OTA의 광고 구좌의 숫자는 유한하고 내가 수많은 숙소 중에서 상위 노출이 되어 고객들의 간택을 받는 방법은 광고비를 더 지불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내 옆 숙소 사장님이 우리 숙소보다 광고비를 더 내면 더 많은 고객이 찾아올 꺼고 우리도 질세라 광고비에 추가 투자를 한다. 제로섬 게임이다.


이미 하나 OTA에 높은 의존도를 갖고 운영을 해오던 숙소 입장에서는, 예약이 줄어들면 불안감에 더 상위 노출에 집착하게 된다.

한창 풍선이 부풀었을 때 보다 광고비를 초과해서 투자하기도 한다. 매출이 줄었는데 오히려 고정비용을 늘리는 기형적인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하나의 채널에 매출의 80% 이상을 의존하면, 그 채널의 정책 변경, 알고리즘 변경, 수수료 인상에 속수무책이 된다.

풍선이 터지고 난 뒤에 갑자기 채널을 늘리려 하면 이미 늦다. 다른 채널에서의 리뷰, 평판, 노출 순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AI가 우리 숙소를 발견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숙소가 된다

채널 분산을 이야기할 때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변화가 있다. AI 시대다.

Gartner는 2026년까지 전통 검색엔진 검색량이 25% 줄어들 것으로 본다. Phocuswright의 2025년 조사에서 미국 여행자의 56%는 이미 ChatGPT 같은 AI에서 여행 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은 "강원도 2박 괜찮은 숙소 추천해줘"를 구글 창이 아니라 AI 창에 친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이다. Skift의 2026년 4월 분석에 따르면, AI가 호텔 관련 질문에 답할 때 공식 호텔 브랜드 사이트는 Top 10 인용 소스에 단 한 개도 들지 못했다.

AI가 보기에 호텔 사이트는 "객실을 파는 곳"일 뿐, "질문에 답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의 자체 채널은 단순한 홈페이지가 아니다.

AI가 읽을 수 있는 홈페이지여야 한다. 영문 지원, 해외 카드 결제, Schema 구조화,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대응. 이걸 사장님이 직접 하기엔 너무 많다.

그래서 차세대 채널매니저에는 이 모든 게 기본으로 따라와야 한다. 그게 지금 새롭게 새워져야 할 표준이자 기준이다.

원칙 4. 객단가보다 가동률을 지켜라

숙박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RevPAR(Revenue per Available Room)다. 팔 수 있는 방 1개당 실제로 얼마를 벌었느냐.

2024년 전국 숙박시장 평균을 보면 ADR 11.2만 원, 가동률 66.4%, RevPAR 7.4만 원이다(로빈, '우리나라 숙박시장 2024').

풍선이 빠질 때 많은 업주들이 하는 실수가 있다. 객단가(ADR)를 지키려고 한다. "우리 숙소는 30만 원짜리인데 20만 원에 팔 수 없다."

계산을 해보자.

가격을 27% 낮췄는데 RevPAR은 28% 높다.

가동률이 높으면 부대수익(식음, 체험, 부대시설)이 따라온다. 운영 효율도 올라간다. 리뷰도 더 많이 쌓인다. 공실은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

"내 숙소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자존심은 이해한다. 그러나 풍선이 빠진 시장에서 가격을 고집하면, 그 자존심이 현금흐름을 죽인다.

유연한 가격 전략을 갖추는 게 답이다. 평일과 주말, 비수기와 성수기, 예약 시점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라.

수동으로 하면 한계가 있다. 차세대 채널매니저와 PMS가 있으면 이 조정은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으로 할 수 있다.

원칙 5. 한 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하라

마지막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풍선효과에 휘둘리는 숙소와 그렇지 않은 숙소의 차이는 하나다. 재방문 고객의 비중.

글로벌 호텔업계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독립 호텔의 평균 재방문 고객 비율은 10~15%에 불과하다. 반면 대형 체인 호텔은 60%에 달한다(HospitalityNet, 2025). 신규 고객 획득 비용은 기존 고객 유지 비용의 5~25배다(Harvard Business Review). 재방문 고객이 5%만 늘어도 수익은 25~95% 증가한다(Bain & Company).

재방문 고객은 풍선에 덜 흔들린다.

OTA 알고리즘이 바뀌어도, 경쟁 숙소가 할인을 쏟아도, "다음에도 여기 가자"는 기억이 있는 손님은 돌아온다.

또 하나.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있다.

"광고비를 얼마나 써야 하나요?"

나는 거꾸로 묻는다. 광고비를 한 푼도 안 쓰고도 들어오는 손님이 지금 몇 퍼센트인가요?

광고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광고가 필요 없는 손님 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재방문이 그 답이다.

재방문을 만드는 건 화려한 시설이 아니다.

깨끗한 방, 진심 어린 응대, 작지만 기억에 남는 경험. 체크인할 때 이름을 불러주는 것. 지난번에 좋아했던 방을 기억해주는 것. 퇴실 후 "다음에 또 오세요" 한 줄 메시지.

기술이 사장님들의 진정어린 마음을 실천 가능하게 만든다.

PMS에 고객 이력을 남겨라. 체크아웃 후 감사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라. 재방문 시 작은 혜택을 제공하라.

고객이 기억하는 건 어떤 채널에서 얼마에 예약했는지가 아니라, 숙소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호스피탈리티를 받았느냐 이다. 이게 우리 숙박업소의 자산이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OTA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예약이 들어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풍선이 부풀든 빠지든, 흔들리지 않는 매출 기반이 된다.

다섯 원칙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식

다섯 원칙은 사실 하나의 공식으로 귀결된다.

시스템 위임 + 본질 집중 = 지속가능한 숙소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시스템만 있고 호스피탈리티가 없는 숙소는 차가운 숙소다. 호스피탈리티만 있고 시스템이 없는 숙소는 지친 숙소다.

둘이 합쳐질 때만, 풍선이 부풀 때 무리하게 커지지 않아도 되고, 풍선이 터질 때 흔들리지 않는 숙소가 된다.

마치며

18년간 이 업계에 있으면서 풍선이 부풀고 터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의 해외여행 급감, 2008년 금융위기,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 외부 충격의 이름은 달랐지만 패턴은 같았다.

풍선이 부풀 때 고정비를 늘린 숙박업주분들이 터질 때 가장 크게 다쳐 오셨다.

온다를 10년 전에 만든 이유도 결국 이거였다.

사장님들이 채널 관리, 가격 조정, 외국인 응대, 광고비 운영에 지쳐 정작 손님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을 봤다. 그래서 차세대 채널매니저, 영문 홈페이지, 해외 결제, AI 가격 추천을 한 묶음으로 만들었다. 사장님이 가장 잘하셔야 할 일 - 손님 응대, 시트 정리, 따뜻한 인사 - 에 시간을 쓰실 수 있도록.

기술은 본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지금 풍선이 다시 부풀고 있다. 이번에도 기회가 올 것이다.

그 기회를 잘 잡되, 다섯 가지 원칙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고정비를 변동비로. 투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채널은 분산하고. 가동률을 지키며. 한 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들어라.

풍선은 반드시 터진다. 중요한 건 터질 때 어디 위치에 서 있느냐이다.

대외 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 숙소를 운영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숙박업의 유일한 정답이다.

손님이 기억하는 건 사장님이 쓴 시스템이 아니다. 사장님이 손님에게 쓴 시간이다.

이번엔 그렇게 맞이하셔서 미래를 대비하셨으면 좋겠다. 시스템에 맡길 일은, 시스템에 맡기고 확보한 시간을 손님에게 쓰시면서.

Kevin Oh
(주)온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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