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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폭등, 내 숙소에 생길 일들
2026-04-24

코로나가 남긴 교훈과, 두 번째 풍선

2026년 4월, 유가 폭등으로 풍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6단계에서 18단계로 수직 상승했다. 미주·유럽행 항공권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 대한항공 기준 미주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만 30만 원을 넘겼다(대한항공, 2026.4). 4인 가족 미국 왕복이면 유류할증료만 240만 원, 항공권 총액은 1,000만 원을 가뿐히 넘긴다.

그 돈이면 제주 풀빌라에서 세끼 내내 외식하며 일주일 이상을 즐길 수 있다.

해외여행을 접은 가족들이 조용히 검색창에 치는 단어가 늘고 있다. 국내 펜션. 제주 풀빌라. 강원도 독채 스테이.

이 장면, 왠지 낯설지 않다.

풍선의 세 귀퉁이가 동시에 눌리고 있다

풍선효과는 간단하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푼다.

여행 시장에서는 이 원리가 놀랄 만큼 정확하게 반복된다.


중동 정세 불안, 유가 상승, 항공료 급등.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밀려온다.


2025년 방한 외국인은 약 1,90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한국관광공사), 2026년 1분기에만 476만 명이 들어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26.4). 서울 호텔 평균 객실단가(ADR)는 2024년 기준 19만 8,000원으로, 2019년 대비 58% 상승했다(마스턴투자운용). 3성급은 16만 2,000원으로 무려 85%나 올랐다. 그런데 호텔은 건축허가부터 준공까지 약 5년이 걸린다. 2029년까지 서울의 객실 공급 부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아시아경제, 2026.2).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은 제자리. 서울에서 밀려난 내국인 수요가 경기도, 강원도, 지방으로 흘러간다.


서울이 비싸지면 지방 호텔이 뜨고, 호텔이 비싸지면 펜션이 뜨고, 펜션이 비싸지면 게스트하우스 같은 숙소가 유행이 된다.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동할 뿐이다.

풍선의 세 귀퉁이가 동시에 눌리고 있다. 내 숙소도 당연히 수혜를 받을 것이다.

그런데 — 이 풍선은 지난번에 터졌다

지난 풍선의 전체 사이클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여섯 장면으로 기억한다.

1장. 동결

2020년 상반기. 코로나가 시작되자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처음 듣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으로 아무도 외출을 하지 않던 시절, 모든 숙박업소의 예약이 실종됐다. 업계는 인력을 줄이고 금고를 걸어 잠갔다.

2장. 독채의 부상

얼어붙은 시장에서 가장 먼저 해가 든 곳은 독채형 숙소였다.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가족끼리 쉴 수 있는 풀빌라와 독채 펜션부터 예약이 돌아왔다. 비대면이 만든 수요. 특히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하던 수요층은 전염병 염려가 적은 독채형 숙소에 해외여행 비용과 맞먹는 숙박비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3장. 마당 대야의 시대

독채가 달아오르자 가격도 올랐다. 평일 1박 50만 원짜리 풀빌라가 흔해졌다. 주말마다 아이 데리고 나가던 가족들은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어디로 갔는가.

마당에 큰 대야라도 놓아둔 오래된 펜션.

아이가 담그고 놀 수만 있으면 됐다. 수십 년 된 펜션들이 마당에 대야 하나, 간이 수영장 하나 놓고 예약을 받았다. 그리고 그 예약은 채워졌다.

풍선효과의 가장 밑바닥까지 수요가 흘렀다는 증거였다.

4장. 호캉스의 탄생

한편 서울 호텔들은 다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외국인 비중이 높았던 호텔일수록 타격이 컸다. 생존을 위해 객단가를 낮추고 패키지를 만들었다. 조식 + 룸 + 어메니티를 묶어 젊은 세대도 닿을 수 있는 가격으로 내놓았다.

이때 본격적으로 퍼진 단어가 호캉스다. 호텔 + 바캉스.

단어 자체는 코로나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호텔이 생존을 위해 포지션을 바꾸고, 소비자가 그 포지션에 몰리면서 이 단어는 하나의 여행 카테고리가 됐다.

5장. 건설사의 진입

마당 대야 펜션까지 예약이 찬다는 소식이 퍼졌다. 시장 밖의 자본이 들어왔다. 건설사와 시행사가 풀빌라를 짓기 시작했다. 강원도, 제주도, 가평, 경기 외곽. 심지어 남해, 통영까지. 전국에서 동시다발.

개인 오너들도 이에 뒤질세라 증축하고, 리노베이션하고, 인력을 늘리고 가격을 올렸다.

"이 수요는 계속된다."

그 믿음 위에 의사결정이 쌓였다.

6장. 터짐

근 2년간의 기다림 끝에 코로나 엔데믹이 왔다. 해외여행이 풀렸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 코로나 초기에 착공한 풀빌라들이 완공되어 시장에 쏟아졌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몇 년치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공실률 급증. ADR 하락. 할인 경쟁. 그리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던 시절 늘려 둔 고정비에 예약이 줄자 시작된 개인 오너들의 자금난.

가장 크게 다친 건 건설사가 아니었다. 전문 자본은 손실을 감수하고 빠질 수 있었다. 가장 크게, 그리고 오래 다친 건 수요 상승기에 무리한 투자를 했던 개인 오너들이었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그 후유증을 안고 버티는 사장님들이 한둘이 아니다.

공식

지난 풍선의 여섯 장면을 공식으로 쓰면 이렇다.


외부 충격 → 아웃바운드 수요 이동 → 독채·펜션 상승 → 저가 대안까지 수혜 → 외부 자본 진입 → 공급 폭증 → 수요 정상화 → 가격 붕괴

이 공식에서 빠지지 않는 단계가 있다. 공급 폭증. 수요가 뜨거워지면 공급이 따라온다. 공급은 수요보다 늦게 들어오고, 수요보다 오래 남는다.

이번 풍선은 괜찮을까?

이번엔 한 가지가 다르다. 지난 풍선의 여파로 이미 공급이 과잉된 상태에서 풍선이 부푼다. 지난번에는 수요가 공급보다 먼저 왔다. 이번에는 공급이 바닥에 깔려 있다.

이 차이가 이번 풍선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수요가 이동해도 기존 시설이 먼저 흡수한다. 풍선이 지난번처럼 크게 부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는 존재한다. 다시 늘어난 고객을 대상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갈릴 것이다.

풍선 앞에서

나는 이 글에서 "지금이 투자할 기회입니다"라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18년간 숙박업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감히 이야기하자면, 지금 가장 위험한 선택은 단기 수요에 고정비를 베팅하는 것이다.

심하게 눌린 풍선은 반드시 터진다. 문제는 언제 터지느냐가 아니라, 터질 때 내가 어디에 서 있느냐다.

지금 증설한 풀빌라는 풍선이 터질 때쯤 완공된다. 지금 늘린 인력의 급여는 예약이 빠지고 객단가(ADR)가 떨어져도 함께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 한 팀이라도 더 받겠다고 높여 둔 OTA 의존도는 풍선이 터지고 비용을 줄여야 할 시기에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으로 돌아온다.

2020년에 "이 수요는 계속된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2023년에 어디에 서 있었는지, 우리는 안다.

그 자리에 다시 서지 않는 것. 그것이 이 풍선을 맞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다음 편에서

다시 풍선이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눌리고 있다.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 그 사이에 기회가 있다.

이 기회를 터졌을 때 살아남는 구조로 받는 법. 고정비 관리, 투자 한도, 단기 예약이 아닌 지속 가능한 브랜드. 18년 현장 경험에서 정리한 원칙을 2편에서 다루겠다.

풍선이 부풀 때 같이 커지지 않고, 풍선이 터질 때 같이 무너지지 않는 숙소. 그것이 목표다.

Kevin Oh
(주)온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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