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한강변, 경포호수, 서울숲 어디를 가도 러닝복 차림의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단순한 운동 열풍일까요? 아닙니다. 이건 숙박업계가 주목해야 할 거대한 새 시장의 시작입니다.
한국의 러닝 인구는 약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4년 시카고 마라톤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약 5만 명의 참가자 수를 기록했고 2025년 런던 마라톤 대회의 참가 신청자 수는 9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놀라운 건 국내 상황입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분석에 따르면, '런트립' 관련 소셜미디어 언급량이 2021년 대비 2024년 598% 증가했습니다. 러닝화 시장만 해도 4조 원 규모의 국내 운동화 시장에서 1조 원을 넘어섰죠.
최근 러닝이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달리기와 여행을 접목한 이른바 '런트립(Run-trip)'이 새로운 여행 문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런트립(Run Trip)은 러닝(Running)과 여행(Trip)의 합성어로, 단순히 여행지에서 달리는 것을 넘어 지역 탐방, 힐링, 인증 등 다층적인 경험을 포함하는 여행 방식입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은 런트립 참가자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이 분류는 숙박업 마케팅 전략 수립에 매우 유용합니다.

① 챌린지형 목표는 명확합니다. 개인 기록 경신, 메달 수집, 대회 완주가 핵심이죠. 전통적인 마라톤 대회뿐만 아니라 산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 키즈런, 유아차 러닝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② 일상탈출형 5~10km의 부담 없는 거리로 로컬 문화를 경험하려는 그룹입니다. 초보자 비율이 높아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③ 네트워킹형 러닝 크루 문화와 맞물려 급성장 중인 유형입니다. 소속감과 유대감을 중시하며, 커뮤니티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④ 인증샷형 SNS 인증이 목적인 그룹으로, 감각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집중합니다.
대형 호텔들의 움직임이 빠릅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러닝 열풍 트렌드에 발맞춰 뉴발란스 러닝 용품 대여 서비스가 포함된 '런 투게더' 패키지를 출시했으며, 사전 이벤트는 런트립 커뮤니티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해 이틀 만에 약 60명 정원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패키지 구성을 보면 ▲객실 1박 ▲조식 뷔페 2인 ▲뉴발란스 러닝화 및 티셔츠 대여 서비스(2시간) ▲러너 웰컴 키트 7종이 포함됩니다. 호텔 프런트에서 바로 러닝화를 빌려 도보 3분 거리의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달릴 수 있는 구조죠.
하나투어는 글로벌 러닝 트렌드에 맞춰 '사이판, 다낭 런트립' 상품을 선보였으며, '2025 오사카 마라톤 4일' 상품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형 호텔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중소 숙박업소가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전략들은 큰 예산 없이도 즉시 실행 가능한 방법들입니다.
러닝은 계절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방법인데요. 숙소 주변 5km, 10km 코스를 직접 뛰어보고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 지도에 러닝 코스를 그려서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인스타그램 릴스로 15초짜리 코스 소개 영상을 제작하세요. 단순히 코스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거리별 소요시간, 난이도, 그리고 인증샷을 찍기 좋은 포토존 위치까지 표시한다면 러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계절별로 추천 코스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좋습니다. 봄에는 벚꽃 명소를 지나는 코스, 가을에는 단풍길을 달릴 수 있는 코스처럼 말이죠. 이런 콘텐츠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에도 유리해 '지역명+러닝 코스' 검색 시 상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형 호텔처럼 고가의 러닝화를 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소 숙박업소만의 강점인 유연성과 친밀감을 살리면 됩니다. 조식 시간 전 새벽에 달리고 싶어하는 러너들을 위해 '얼리버드 에너지 박스'를 제공하는 건 어떨까요? 바나나 한 개, 에너지바, 생수 한 병이면 충분합니다. 비용은 천원대에 불과하지만 러너들에게는 큰 감동이 됩니다.
체크인 시 주변 러닝 코스가 표시된 손그림 지도를 건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지도는 방문객의 인스타그램을 타고 SNS에서 예쁘게 바이럴 될 겁니다.
더 적극적으로는 러닝복 차림의 투숙객이 찍은 사진을 동의를 얻어 숙소 인스타그램 계정에 리그램하며 소통하세요. "#숙소명과함께한런트립 #오늘도완주"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주고, 매월 '베스트 런트립 인증샷'을 선정해 다음 숙박 10% 할인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효과적입니다. 만약 숙소에 테라스나 루프탑이 있다면 러닝 후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감성적인 소품을 배치하세요. 선셋 타임의 조명, 플랜테리어 소품, 또는 간단한 벤치 하나만으로도 멋진 인증샷 명소가 탄생합니다.
또 러닝 전후로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무료 보관함 서비스도 러너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러닝 크루 문화와 소셜 미디어에서의 '런스타그램', '오운완' 유행과 맞물려 러닝의 대중화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놓치지 마세요. 지역 러닝 크루를 찾는 건 생각보다 쉽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역명러닝' 또는 '#지역명러닝크루'를 검색하면 활발히 활동하는 그룹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협업을 제안하세요. "저희 숙소 근처에서 주말 러닝 어떠세요? 크루 단체 예약 시 10% 할인과 웰컴 드링크를 드립니다"라는 간단한 제안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월 1회 '런트립 모닝' 이벤트를 개최해보세요. 숙박 고객과 지역 러너들이 함께 달리고, 달린 후에는 간단한 브런치를 함께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런 이벤트는 숙소의 커뮤니티 가치를 높이고, 입소문 마케팅 효과도 뛰어납니다. 러닝 크루와 함께 숙소 근처의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고 이를 공동으로 홍보한다면, 크루의 팔로워들이 곧 잠재 고객이 됩니다.
2025년은 한국에서 러닝과 마라톤 행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해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 한국의 러닝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섰고 매년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숙소가 위치한 지역이나 인근 도시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일정을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 캘린더에 반영하세요. 대회 2~3개월 전부터 '대회 참가자 특별 패키지'를 판매하는 겁니다. 대회 전날 1박과 대회 당일 후 1박을 묶은 연박 패키지에 할인을 적용하고 조식을 포함시키면 참가자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됩니다. 특히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풀코스나 하프코스 참가자들은 대회 전날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숙박 수요가 높습니다.
OTA와 네이버 예약 페이지에 '[지역명마라톤] 참가자 환영' 태그를 활용하고, 대회 주최 측에 직접 연락해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안내 책자나 이메일에 숙소 정보를 포함시켜달라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회 관계자들도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숙박 정보를 필요하므로 협력에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