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SAY : 게스트하우스 스태프에서 사장까지 11

11. 될 사람은 된다? 잘 될 숙소는 된다!

Writer 숙소발전소 운영총괄 CHLOE (https://brunch.co.kr/@merrychloemas)

Editor ONDA 소모라 매니저

 


 

숙소발전소 운영총괄 CHLOE

안녕하세요. 게스트하우스 운영 대행과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숙소발전소의 공동대표이자 운영총괄을 맡은 CHLOE(클로이)라고 합니다.

처음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숙박업계에 발을 들였고, 프랜차이즈 게스트하우스의 총괄 매니저와 숙소통합예약관리서비스 ONDA의 영업과 파트너 지원 업무를 통해 시야를 넓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집중해 그 세계 속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숙소의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숙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온 경험과 여러 컨셉의 숙소를 운영해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쌓은 숙소 운영 노하우를 많은 분께 널리 널리 공유하고자 합니다.

 

 

Photo by Minh Pham on Unsplash

 

 

될놈될. ‘될 놈은 된다.’라는 말을 줄인 표현으로, 성공할 사람은 어떤 악재 속에서도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법칙은 숙소에서도 통한다. 잘 될 숙소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잘 된다. 전국의 맛집이라고 소문난 식당이나 카페를 찾아가 보면 가게가 1년 365일 쉴 틈 없이 바쁜 것처럼, 잘 되는 숙소도 1년 내내 객실이 꽉꽉 차서 정신없이 바쁘기 마련이다.

 

손님이 체크아웃하기 무섭게 다시 새로운 손님들이 찾아오고, 넘쳐나는 빨랫감과 쓰레기들을 치우느라 하루가 너무 짧은 그런 숙소. 물론 너무 바쁘고 피곤하겠지만, 이는 그래도 모든 숙박업소의 업주들이 꿈꾸는 모습이다. ‘바빠서 이를 어쩌지.’하고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숙소가 텅텅 빈’ 괴로움을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안다. 숙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괴로운 순간은 다름 아닌 ‘내 숙소만 잘 안될 때.’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숙소가 잘 안 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할 때가 가장 괴롭다.

 

나 역시도 숙소를 운영하면서 항상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예약률과 매출을 만들지는 못했다. 쉽게 말해서 대박이 나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다는 소리다. 물론 대박 난 숙소를 운영할 때는 정말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숙소를 돌보느라 정신없었지만 매달 경신하는 예약률과 매출을 볼 때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곤 했다. 반대로 숙소가 잘 안 될 때는 밤새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들어가, 경쟁 숙소라고 생각하는 숙소에 얼마나 빈 객실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기도 했었다.

 

‘과연, 이 숙소와 우리 숙소의 차이점은 뭘까? 우리 숙소는 무엇이 부족하여 여행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까?’ 괴로움에 잠 못 드는 날들도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막상 잘 된다는 숙소들을 봤을 때 그럴듯한 노하우를 찾기도 어려웠다. 좋아 보이는 걸 따라 한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 숙소가 좋은 숙소가 되어 손님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단순히 침구 하나 바꾼다고 다음 날 손님이 몰려들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 숙소가 잘 되게, 손님들이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 꾸준히 시도해야만 했다. 그러는 도중 결국, 잘 되는 숙소들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7개의 숙소를 위탁 운영하고 전국의 수백여 개의 숙소들을 돌아보면서, 내가 찾은 잘되는 숙소들은 이런 행동들을 하고 있었다. 잘 되는 숙소들은 끊임없이 잘 되는 다른 숙소들을 탐구하고, 숙소에서 발생한 수익을 숙소에 재투자하고, 마지막으로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겼다.

 

이 세 가지 행동은 흔히 좋은 숙소라고 말할 수 있는 모든 숙소에서 발견된 공통점이었고, 나 역시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세 가지만큼은 꾸준히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요소다. 누군가 내게 숙소를 운영하는 노하우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이 세 가지를 답해줄 수 있을 만큼, 숙소를 운영할 때 잊지 않으려 하는 세 가지 행동을 지금부터 자세히 들여다보겠다.

 

우리 숙소가 잘 되게, 손님들이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 꾸준히 시도해야만 했다. (Photo by Austin Distel on Unsplash)

 

 

첫 번째, 끊임없이 잘 되는 숙소들을 탐구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잘되고 있는 숙소들은 더욱더 좋은 숙소가 되기 위해 학습을 멈추지 않는다. 이전 숙소 운영자들의 네트워킹을 위해 숙소 운영자 모임을 여러 차례 진행했었는데, 모임에 참석한 모든 업주가 운영하는 숙소는 대부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숙소 운영을 더욱더 잘하기 위해, 혹은 잘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운영 방법이 없는지 계속 연구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이었다. 운영자 모임은 예약관리 시스템, 인력 관리, 고객 응대,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다. 어디에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실제 운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정보들을 나누는 자리였기 때문에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간혹 컨설팅을 요청해오는 숙소 중에서는 연일 만실을 이루는 숙소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혹시나 부족한 것은 없는지, 개선할 것은 없는지, 혹시나 고객들을 응대하는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계속해서 살펴보고 고민하는 것을 보며 ‘아, 이 숙소는 잘 될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서 나 역시 숙소를 운영하면서 시간을 내기 쉽지는 않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은 좋은 숙소들을 찾아보고, 직접 숙박해보고, 리뷰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좋은 숙소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숙소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 숙소에서 번 돈은 숙소에 재투자한다.

숙소를 운영하는 첫 번째 이유는 무조건 ‘수익’이다. 쉽게 말해 누군가가 ‘숙소 운영 왜 해?’라고 물었을 때,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업주가 돈 벌 궁리는 아주 열심히 하지만, 어떻게 하면 돈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잘 궁리하지 않는 편이다. 애초에 숙소를 1~2년간 짧고 굵게 운영한 뒤 권리금을 받고 떠날 계획이 아니라면, 더더욱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숙소는 집과는 달라서 수많은 물품이 쉽게 닳고 헤진다. 침구류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 매트리스도 1년의 수명을 가지며, 수건이나 드라이기 등등 사람 손을 더 많은 타는 물품들은 시도 때도 없이 망가진다. 이 외 벽지나 장판 등 숙소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인테리어라든가 조명, 소품 등도 꾸준히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잘 되는 숙소들은 이런 시설과 물품이 낙후됨에 따라 숙소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숙소에 다시 재투자하여 늘 새로운 숙소처럼 컨디션을 유지한다. 오래된 숙소라 더럽고, 낙후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다. 부서져 곰팡이가 핀 욕실 타일을 그냥 둔다거나, 얼룩진 침구와 수건을 그냥 제공하는 것은 숙소가 망해가는 지름길로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겠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숙소 운영은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다. 당연히 개인의 수익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는 것처럼 숙소에 재투자하기 위한 비용도 꼬박꼬박 확보해두면 좋겠다. 좋은 숙소는 언제나 똑같은 수준의 휴식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바쁘다.

 

잘 되는 숙소들은 숙소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숙소에 다시 재투자하여 늘 새로운 숙소처럼 컨디션을 유지한다.

 

 

세 번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

잘 되는 숙소들은 공통적으로 ‘오래 일한 직원’이 있었다. 아주 오래된 맛집이 긴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꾸준히 유지되는 맛과 서비스 때문이다. 숙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숙소는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된 숙소 컨디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한 컨디션과 서비스는 ‘오래된 직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숙소는 식당이나 카페보다 회전율과 재방문율이 낮은 편이다. 특히나 관광지에 위치한 숙소라면 더욱 그런 편이지만, 그래도 한 숙소를 좋아해 주고 다시 찾아오는 재방문객들은 꼭 있다. 그들이 숙소를 다시 찾는 이유는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환대’가 있기 때문이다.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그 시설을 편안하게 이용하지 못한다면, 다시는 그 숙소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숙소에 언제 가도 반겨줄 사람이 있다면, 거긴 언제라도 다시 가고픈 곳이 되지 않을까?

 

실제로 충무로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때 우리 숙소를 한 달에 두 번씩은 꼭 방문하는 중국인 고객이 있어 왜 여러 번 방문했냐고 질문했는데, ‘당신이 있어서요.’라는 그 고객의 답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비슷한 시설과 비슷한 가격의 숙소는 널리고 널렸다. 하지만, 똑같은 숙소는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숙소는 단 하루라도 ‘집’이나 마찬가지이다. 집에서 편히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바로 숙소의 직원들이다. 잘 되는 숙소는 이 편안함이 숙소 곳곳에서 드러난다. 어떤 손님이 오더라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감사하게도 이러한 배려심을 처음부터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본인이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편이다. 업주에게 받은 배려와 존중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 내가 일하는 숙소가 더 좋은 숙소가 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게 만든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숙소에서는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 그리고 운영자까지 숙소에 있는 모두가 편안하다. 잘 되는 숙소가 가진 이 특유의 편안함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숙소에서는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 그리고 운영자까지 숙소에 있는 모두가 편안하다. (Photo by Ali Yahya on Unsplash)

 

 

위에서 말한 세 가지는 잘 되는 숙소를 만들기 위한 공식은 아니다. 숙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지금 당장 숙소에 가장 필요한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숙소에 무작정 금전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디에 투자가 필요한지 알고 투자하는 것과 남들이 하는 좋아 보이는 것들에 마구잡이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숙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탄탄한 체계를 만든 후, 우리 숙소가 어느 정도 이상의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시기가 오면 그때부터 계속해서 잘 되는 숙소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해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잘 되는 숙소는 바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숙소가 짧은 기간 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해서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숙소는 잘 되는 숙소로 나아가는 중일까? 아니면 다시 수많은 숙소 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모든 업주의 숙소는 될놈될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

 

 

 

 

[연재목차]

(게스트하우스의 사람 이야기)
01. 프롤로그 + 나는 게스트하우스 스태프입니다.
02. 게스트하우스 스태프의 하루, 밀착취재 25시간.
03. 게스트하우스에는 왜 ‘게스태프’가 생겼을까?
04. 게스트하우스에 가장 필요한 한 가지, 사람.

(게스트하우스의 운영 이야기)
05.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들의 고민
06. 세상에는 좋은 게스트하우스도 많고, 나쁜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07. 운영이 잘 되는 숙소에는 ‘그것’이 있다.
08. 게스트하우스 스탠다드

(게스트하우스의 창업 이야기)
09. 게스트하우스는 숙박업일까, 서비스업일까, 부동산업일까.
10.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의 DNA
11. 될 사람은 된다? 잘 될 숙소는 된다!
12. 그럼에도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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