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OLUMN : 제주도 호스텔 매니저 고군분투기 05

2018-05-05

05. 피드백 받기, 그리고 개선하기

글 ONDA 브랜딩&마케팅팀 김지호
Photo by Patrick Perkins on Unsplash.jpg

지속적인 개선으로 더 나은 숙소 만들기

제주도 어느 호스텔의 매니저로 일을 하며 수많은 문제들을 마주했었습니다. “숙박업”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 무거운 엉덩이로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이론으로 숙박업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몸으로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최선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 발생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사실 또한 인식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피드백을 잘 듣고 수용한 후 지속적으로 이를 개선해야 더 나은 숙박업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많은 고민을 통해 실제 고객들에게 우리 숙소에 도움이 되는 좋은 피드백을 받아 숙소 운영 절차를 많이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한 우리의 자세

사실 고객의 의견 또는 피드백을 받아 무언가를 개선한다는 것은 어느 사업이던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생각하는 자세의 차이 때문입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받는다.’는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피드백을 받기 위한 자세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숙소의 매니저였기 때문에 우리 숙소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피드백을 그 자체로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오픈하시고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입장에서 피드백을 듣다 보면 본인의 사업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느낄 수 있어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듣고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자기 최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내가 틀렸다’라는 최면을 지속적으로 거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서 우리가 모두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반복하여야 고객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했다고 봅니다.

 

 

사실, 고객은 원하는 것을 모른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고객은 생각보다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모른다는 것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 매거진에 대해 피드백을 달라 요청을 드리면 ‘좋아요’ 정도의 긍정적인 답변을 주지만 그 외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시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에게 원하는 것을 알려달라 물어보는 것보다는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 내에서 고객들이 느낀 좋았던 점이나 좋지 못했던 점을 뽑아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고객에게 질문해보기

우리 숙소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고객에게 물어보는 것이 피드백 받기의 가장 좋은 시작입니다. 그렇다고 고객에게 ‘우리 숙소에서 무엇이 가장 좋았나요?’라고 물어보는 건 필요한 대답을 얻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우리 숙소에서 느낀 좋은 기억 혹은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주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제주도 호스텔에서 일했을 때, 고객으로부터 우리 숙소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고민했던 질문들은 대부분 간접적이었습니다. 저는 고객이 ‘우리 숙소 시설의 퀄리티가 높지 않음에도 선택한 이유’를 알고 싶었고, 이 답을 듣기 위해 아래와 같이 질문을 했었습니다.

 

Q 우리 숙소를 어디서 찾았나요?

Q 숙소의 시설 퀄리티가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5점 척도)

Q 예약할 때, 우리 숙소에 대해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나요?

Q 기대하는 부분이 충족이 되었나요?

Q 우리 숙소에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실망했던 것은 없었나요?

 

위와 같은 질문을 통해 고객에게 받은 답변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그 답변으로 우리 숙소를 선택한 이유와 숙소의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들은 답변을 우리의 강점으로 잡아 이를 살리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답변 중 하나는 ‘스텝’에 대한 마르지 않는 칭찬입니다. 예약사이트 내 우리 숙소의 스텝에 대한 후기가 좋은 편이었지만, 실제 스텝의 역할이나 칭찬의 구체적 이유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스텝에게 도움받은 부분들이나 감동받은 포인트들을 직접 발견하고 검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후 스텝들을 채용하고 교육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숙소에 대해 기대한 부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특히 반복적으로 수집되었던 답변이 있었습니다. 이 답변들은 우리 숙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성향과 경향을 쉽게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결국 그 피드백을 통해 우리 숙소의 강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을 하던 시기인 2014년에는 제주도 관광에 대한 정보나 여행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고객들은 현지 여행정보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이 부분을 우리 호스텔 스텝들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에 우리 스텝들은 직접 버스로 여행을 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 후, 숙소의 벽에 이미지나 정보들을 게재하여 고객들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숙소의 강점이 되었습니다.

 

 

고객이 불편했던 점을 수집하기 위해서 만든 질문들 또한 간접질문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숙소에서 어떤 부분이 불편한 지 직접 겪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숙소가 ‘가격 대비 어떠하였는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돌려 말할 수 없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Q 숙소 이용할 때, 기대했던 것보다 좋지 못했던 게 있나요?

Q 다른 숙소에 비교했을 때,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Q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어서 당황한 건 없으신가요?

Q 지불한 가격 대비 합리적이었나요?

 

위의 질문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수집한 내용들은 사장님이나 스텝들과 함께 사용하는 공용 노트에 기록했고, 이를 모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여러 번 반복해 공유하였습니다.

 

 

고객의 입장 되어보기

단순히 고객에게 질문하는 것만으로는 그들이 주는 답변이나 피드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피드백을 모아 고객의 입장에서 직접 이를 경험하고 보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 그 상황을 경험하는 방법은 고객이 어떤 피드백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분명 다르겠지만, 해당 피드백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실제 고객의 행동과 똑같이 실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투숙경험에 대한 피드백이라면 실제 고객의 시선에서 숙박을 해보는 것, 예약과 후기 등 온라인 경험이 문제라면 고객의 예약 환경에서 똑같이 예약을 진행해보며 불편한 부분을 이해하고 해당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 등이 우리 숙소를 더 발전시키는 방법입니다.

 

 

꼼꼼히 리뷰 읽어보기

고객은 숙소 관계자와 대면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고객들은 주로 투숙이 마무리된 후 온라인 예약사이트나 리뷰 플랫폼(트립어드바이저, 구글 지도, 네이버 지도 등)에 본인의 의견을 남기기도 합니다. 물론 너무 오픈된 공간에 리뷰를 남기는 것이 우리 사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므로 오히려 온라인 상에서 리뷰를 통해 우리 숙소의 신용이 쌓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숙소의 리뷰들을 꼼꼼히 읽다 보면, 대면 피드백보다 더 직접적인 의견을 남기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청소상태나, 침구류, 공용공간 등 우리 숙소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이 담긴 리뷰들을 꼼꼼히 읽어보며 부족한 부분이나 개선사항들을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리뷰가 남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뷰를 삭제하거나 리뷰 조작으로 이를 재작성하는 등의 방법은 숙소 운영에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당 리뷰에 댓글을 남기는 기능을 활용하여 고객이 작성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인정하고 해결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 개선 의지를 드러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 내기, 가능할까?

그렇다면 이런 피드백들을 수용하여 숙소를 어떻게 개선하는가가 다음의 숙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용과정에는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작은 사업체의 비용지출은 큰 결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분은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종종 비용 투자 없이 업무절차 개선만으로도 피드백을 반영한 더 나은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일하던 숙소에서 ‘린넨’을 재활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저렴한 숙박비를 이유로 숙소의 위생/청결에 대해서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의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어 보였습니다. 이에 저는 청소와 고객을 맞이하는 절차를 차근차근 점검하며 ‘내가 깨끗한 침구류를 이용한다’는 인상을 고객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절차 하나를 제공해보자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고객의 손에 새 침구류를 쥐어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체크인 시 고객에게 새로운 침대 패드와 베개, 이불 커버를 직접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침대를 직접 세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바꾼 결과, 고객들이 숙소 청결에 가졌던 의심과 컴플레인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깨끗하게 세탁되지 못했던 침구류는 고객이 직접 들고 와 교체해달라고 요청하니 스텝들의 대처도 쉬워지는 동시에 침구류를 세팅하는 청소 스텝의 시간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 우리 숙소에 주어진 다른 컴플레인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선된 점 알리기

다양한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된 숙소가 단순히 우리만 알고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면 의미가 없습니다. 나아진 점들을 머물고 간 고객과 앞으로 찾아올 고객에게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숙소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개선된 점을 포스팅해 고객들에게 우리 숙소가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거나, 프런트 데스크 주변 게시판이나 안내 사인을 통해 개선된 사항을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고객이 온라인 상에 리뷰를 남긴 경우, 리뷰에 개선된 점을 직접 적어 앞으로 찾아올 고객들이 부정적인 리뷰가 있더라도 우리 숙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트리거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론보다는 고객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물론 숙소 운영을 잘 하게 돕는 책들, 호텔경영 전공 관련 자료나 이론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론과 사례를 우리 숙소에 모두 적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이론들을 공부하는 것보다 고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의견들을 숙소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론보다는 고객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작은 질문을 남겨봅니다.

 

 

연재목차

2018.01 숙박업소의 문제 발견

2018.02 문제 해결하기

2018.03 고객과 소통하기

2018.04 고객 유치하기

2018.05 피드백받기, 그리고 개선하기

2018.06 스텝 뽑기

2018.07 시설 관리

2018.08 수익 극대화

2018.09 컴플레인 대응하기

2018.10 예약사이트 제대로 활용하기

2018.11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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