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특별연재 : 포트럭이 들려주는 호텔 이야기 02

2018-04-02

02. 대한민국 숙박산업의 변천 과정

글 포트럭 (https://brunch.co.kr/@nicejt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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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닫아 주세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임종을 앞둔 자가 침대에 누워 바깥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떠나기 아쉬워했다는 말입니다. 서양화가 황주리씨의 에세이 제목이기도 하지요. 그 날은 오늘 같은 날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모처럼만에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아침부터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바람과 햇살이 좋은 봄날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호텔의 변천사에 대해 살펴볼텐데요. 호텔이 보편화되기 이전, 숙박시설의 대명사였던 콘도에 대해 먼저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피서지 숙박은 텐트(캠핑)와 민박이었습니다. 이후 1980년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콘도의 시대가 열리게 되지요. 그 대표주자는 명성콘도였습니다. (지금은 한화에 인수) 이후 한국콘도, 대명, 한화, 코레스코 등 콘도미니엄의 전성기가 옵니다. 콘도회원권이 부의 상징과도 같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굳이 콘도 회원권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먼저, 공급자(콘도 개발회사)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콘도 회원권 분양은 개발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아주 좋은 수단입니다. 시공 초기에 회원권을 분양하면 이자를 감당하면서 대출할 필요 없이 아주 손쉽게 공사비를 확보하면서 수익을 거둘 수 있지요. 콘도를 다 짓기도 전에 말입니다. 물론 회원권은 일종의 이용권 개념으로, 약정기간이 지나면 회비를 상환해 주어야 하지만, 과거 고금리 시절 20년(통상 회원권 약정기간) 후의 원금은 실질가치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발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회원이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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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첫째로, 콘도 수가 증가하면서 콘도업계가 경쟁을 하다 보니 비회원도 나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되어 회원권의 매력이 떨어진 겁니다.

둘째로, 개발사가 회원권 분양 후 시설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콘도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다른 숙박시설에 비해 경쟁력이 하락하게 됩니다.

셋째로,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며, 회원기간 만료에 따른 회비 상환금액이 가입 당시보다 크게 하락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첫째와 둘째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콘도가 많이 공급되는 반면, 회원권 보유 콘도는 노후되다 보니 회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개발자에게 상당한 자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유로 인해 콘도시장은 점차 하락세로 접어듭니다. 이제 대명, 한화(그리고 이랜드) 정도를 제외하고는 콘도사업을 하는 기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콘도 이용객의 상당수는 특색 있는 펜션과 캠핑, 그리고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대명, 한화의 전략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체인화입니다. 대명, 한화는 전국에 체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콘도 회원권을 구입하면 전국에 있는 다른 콘도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가 중요한데요. 바로 “고급화”라는 차별화 전략입니다. 콘도는 아파트처럼 획일화된 공간과 인테리어가 일반적이어서 최근 늘어나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펜션이나 고급스러운 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렸는데요. 이에 대항하기 위해 대명은 “쏠비치”, 한화는 “쏘라노”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하이엔드급 콘도를 지었습니다. 기존의 대명, 한화라는 브랜드를 쓰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은 현대차의 제네시스,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이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호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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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전의 호텔산업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특급호텔 위주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960~70년대 개발 도상국 시절, 박정희 정부는 외화획득을 위해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국제행사를 개최하면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고, 관광산업 육성에도 기여하는 복합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국제행사를 유치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바로 컨벤션 기능을 갖춘 호텔입니다. 그래서, 당시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서 컨벤션을 갖춘 특급호텔 개발을 장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법적 혜택이 있다고 한들 특급호텔처럼 자본이 많이 필요한 시설을 아무나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기업 위주로 호텔 개발이 된 겁니다. 삼성 계열의 신라호텔, 신세계의 조선호텔, 롯데호텔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특급호텔은 투자비도 높고, 유지관리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계열사들이 많은 대기업에게는 호텔이 활용도가 꽤 쏠쏠합니다. 우선, 외국에서 바이어가 방문하면 접대하기에 아주 좋지요. 자체 행사용으로 편하게 쓸 수가 있고요. 오너 일가(특히 사모님들)가 사용하기에도 참 좋은 공간입니다. 즉, 호텔은 수익사업의 개념이 아닌, 액세서리처럼 멋내기 위한 용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텔산업에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바로 한류 열풍으로 시작된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이지요. K-pop으로 시작된 한류는 드라마, 영화, 화장품, 음식 등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을 더 알기 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 관광객 증가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 방문 외국인은 전통적으로 일본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3~4년 사이 중국인 방문객 수가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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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에는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명이 인센티브 투어로 인천을 방문해 월미도에서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를 방문하고 치맥파티를 벌였습니다. 그 해 5월에는 중마이 그룹이 직원 8,000명을 이끌고 한강에서 태양의 후예 OST 공연을 보고 삼계탕 파티를 열었습니다. (중마이 그룹은 이후에도 인센티브 관광으로 1,000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요.) 이렇듯 중국인 관광객은 그 스케일도 어마어마합니다.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 천만의 시대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죠.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방문을 하면, 그만큼 많은 숙박시설이 있어야겠죠? 그럼, 이런 관광객들은 비싼 특급호텔을 선호할까요? 아니면 중저가 수준의 호텔을 선호할까요? 당연히 중저가 호텔의 수요가 많겠지요.

 

그래서 2000년대 후반부터 중저가 호텔 개발이 급속히 증가하게 됩니다. 신라, 롯데는 각각 “스테이”, “시티”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중저가 호텔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신라 스테이”(광화문, 역삼, 제주, 동탄, 울산, 천안 등), “롯데 시티 호텔” (마포, 종로, 대전, 울산, 김포 등)입니다. 그런데, 특급호텔과 중저가 호텔은 운영방식이나 서비스 면에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라와 롯데는 안정화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요.

삼성역 코엑스에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운영 중인 파르나스(GS건설 자회사)도 “나인트리”라는 중저가 브랜드를 론칭하고 명동, 충무로 등에 오픈했습니다. 해외 브랜드 중에는 “이비스”, “노보텔”, “홀리데이 인” 등이 공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합니다. 이렇게 국내 호텔 시장에는 큰 변화의 물결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은 호텔산업을 돈이 되는 장사로 보기 시작했지요. (특급호텔과 달리 중저가 호텔은 유지관리비가 별로 안듭니다. 기껏해야 객실 청소하고 어메니티(샴푸, 비누, 칫솔 등) 정도 보충해 주면 되니까요.) 자산운용사가 조성한 펀드 자금이 호텔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호텔 공급은 급속히 증가하게 됩니다.

 

한때 서울시내 호텔이 부족해 정부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더 높이 지을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까지 주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것이 큰 요인이겠지요.

 

이렇게 호텔 시장도 다른 상품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상으로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연재목차]

2018.03 호텔의 기원과 역사

2018.04 대한민국 숙박산업의 변천과정

2018.05 호텔산업의 특성

2018.06호텔용어 간단정리

2018.07 호텔의 주요기능과 시설

2018.08 호텔의 운영방식

2018.09 호텔브랜드에 대하여

2018.10 숙박시설 개발/운영 성공사례(1)

2018.11 숙박시설 개발/운영 성공사례(2)

2018.12 숙박시설 개발/운영 성공사례(3)

2019.01 숙박시설 개발/운영 성공사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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